[英·아르헨티나 '포클랜드 분쟁' 재점화]
英 "섬 주민은 영국령 원해"
"180년 전
영국이 빼앗아 간 포클랜드 섬을
아르헨티나에 반환하라."(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포클랜드 섬 주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남대서양의 영국령(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또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CNN이 4일 보도했다.
포클랜드섬 영유권 갈등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캐머런 총리 앞으로 포클랜드섬 반환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면서 재점화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3일 가디언 등 영국 일간지 광고면에 낸 편지에서 "180년 전 오늘 아르헨티나는 19세기에 있었던 노골적인 식민주의 행태로 인해 영국에게 말비나스를 빼앗기고 섬에 살던 아르헨티나인들은 내쫓겼다"고 했다. 그는 "영국은 모든 형태의 식민주의 중단을 촉구한 1960년 유엔 결의안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영국 정부가 포클랜드 영유권 반환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보냈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캐머런 총리 대변인은 이날 "포클랜드 주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들은 영국령 주민으로 남아있기를 원하며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들의 자결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포클랜드 주민들은 유엔 헌장에도 명시된 자결권을 갖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지 않는 한 포클랜드 주권에 대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1833년부터 영국령인 포클랜드 섬 주민 3000여명은 오는 3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영국령 존속 여부를 묻는 사상 첫 주민투표에 나선다. 포클랜드 섬 주민들의 대다수는 이번 투표에서 영국령 존속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포클랜드 섬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2011년 재선에 성공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애국심을 자극하며 포클랜드 섬 영유권 문제를 정치 이슈화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포클랜드 전쟁 발발 30주년을 맞은 데다 영국 석유회사들의 주도로 섬 주변의 원유 탐사가 본격화하면서 양국 갈등이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