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기후변화
위험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자산의 위험을 보험으로 안전장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정책은 전형적으로
매년 갱신을 요구한다. 그리고 프리미엄은 위험이 도래한다고 예상되면 매년 급속히 상승한다. 더구나 보험은 실질 손실을 보호는 하지만, 부동산의
잠재적인 저평가 하락은 보호하지 못한다.
투자자들이
위험관리에 사용하는 또 다른 수단은 부동산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어떤 신규개발은 물리적인 특징들을 융합하여 기후변화 회복력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폭풍 방파제를 건설하여 범람에 대비하거나, 백업 전력을 조합하여 폭풍으로부터 보호를 꾀한다. 그러나 회복력이 강한 부동산을
건설하는 것은 하나의 해결책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혹은 도시 차원에서 회복력이 강한 인프라를 보유하는 것이다. 하나의 부동산이 폭풍으로부터 준비를 할 수 있지만, 도시의 거리가
물에 잠긴다면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보다
전체적인 접근방법은 다양한 기후 위험에 대한 종합적인 노출을 감안하여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부동산에만
국한된 이벤트성 위험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하나의 자산에 미치는 물리적인 피해 이상의 결과를 초래한다. 지역 전체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쳐, 보험 프리미엄 상승, 세금 증가, 경제활동 위축, 및 투자수요 감소 등을 초래한다. 특정 경계지구 지정(redlining, 담보
융자·보험 인수를 거부당하는 지역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한다고 피해가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도시부동산 연구단체인 ULI는 Four Twenty Seven의 분석과 기타 전문가들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기후위험을 강조하는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콜라보레이션은 기후위험이 어떻게 부동산 투자전략의 요인이 되고 있는 지를 찾아내고, 여기서 나온 의사결정 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기후관련 위험을 최선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4.
해안과 강변 저지대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90년 이후 해수면은 8인치 가량 상승. 이 가운데 3인치는 1993년 이후 오른 것. 해수면 상승이 최근으로 오면서 한층
가속화된 셈이다.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해수면이 3~6인치 가량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주택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콜로라도 대학과 펜실베니아 대학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해변에 인접한 주택이 안전한 지대의 주택에 비해 평균
6.6%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조사. 또 해수면 상승과 허리케인에 따른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 지역의 경우 다른 조건이 같을
때 매매 가격이 14.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애슐리 강 지역 사례:
이
지역은 주택은 1년 전까지만 해도 100만 달러의 매가 형성. 일부 주택은 매도호가를 열 한 차례에 걸쳐 깎아내린 뒤 최근에는 철거하는 주택도
발생. 기후변화로 인해 수면이 높아지면서 강가나 해변에 인접한 주택을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된 데다 폭우와 허리케인이 닥칠 때마다 주택에 크고
작은 파손을 일으킨 결과. 수리가 끝나기도 전에 허리케인이 다시 발생, 더 큰 손실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지속. 투자자들이 안전성을 우선시하면서
해당 지역의 주택 거래가 급감한 한편 가격하락 압박이 거세다.
그동안
해변이나 강가의 주택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여름휴가를 위해 매입했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위험 지역의 투자를 꺼리거나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플로리다와 뉴저지 등 바다와 인접한 지역도 마찬가지 이다. 마이애미의 해변과 가까운 저지대 주택 가격이 안전한 지역의 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화력발전의 환경오염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한 청정전력 계획을 폐기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석탄 산업을 부활시켜 관련 업계의
고용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5.
Climate Gentrification과 Green Gentrification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비치는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이자 부자 동네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에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 용어가 새로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미쳐 원주민이
주거지에서 내쫓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가 주거지의 침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해안가 고급 주택에 살던
부유층이 고지대로 이동해 기존 주민들을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주 남동부 해변 지역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Miami-Dade County) 중에서 특히 젠트리피케이션 조짐이 두드러지는 곳은
마이애미 비치(Miami Beach)와 리틀 하이티(Little Haiti)다.
마이애미
비치는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이자 샤키라, 리키 마틴, 제니퍼 로페즈 등 팝 스타들이 사는 '부자 동네'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마이애미 비치를 미국 내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지목해왔다. 최근 '참여 과학자의 모임(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2045년까지 마이애미 비치의 1.2만 가구가 해수면 아래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아이티 이주민 집단 거주지인 리틀 하이티는 마이애미 비치로부터 약 12㎞ 떨어진 내륙에 있는 데다, 고도가 마이애미 전체 평균보다
1.5~2배가량 높아 상대적으로 침수 위험이 적다. 2017년 3분기 동안에만 리틀 하이티의 평균 월세는 13%가 상승. 현재 리틀 하이티
원주민들은 솟구치는 주택·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해 수십 년 일궈온 터전에서 쫓겨나가고 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사례도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험이 커지면서 주택 보험료, 주택 유지비, 교통비 등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주민만 남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녹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했다. 녹지 덕분에 생활환경이
개선됐고 이로 인해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 경우다. 코펜하겐 사례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시설과 인프라 구축에
따른 '그린 젠트리피케이션(Green Gentrification)'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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