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난사군도를 자국 영토에 포함한 해양법 발효]
연초부터 뜨거운 영유권 분쟁
中 주둔군과 주변 조업 어민들, 본토와 휴대폰 통화·문자 가능
베트남은 28곳에 2000명 주둔… 필리핀, 병력 규모 2배로 늘려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신경전이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베트남이 난사군도를 자국 영토에 포함한 해양법을 발효하자, 중국은 자국 점령 암초에 3G 이동통신망을 개통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대만·필리핀도 가세하고 있다.
중국 국유 통신기업인 차이나텔레콤은 최근 난사군도 내 융수(永暑)암초에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3G 이동통신기지를 설치해 정식 개통했다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이 3일 보도했다. 융수암초는 중국이 지난해 남중국해 도서 관할을 위해 설치한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에 속해 있다. 이번 개통으로 이곳을 수비하는 중국군 병력과 주변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민들이 중국 대륙 내 친지와 휴대폰 통화, 문자 메시지 발송은 물론, 화상 통화도 가능해졌다고 인민망은 전했다.
중국이 장병 200여명을 주둔시키고 있는 남중국해 난사군도 내 융수(永暑)암초. 중국은 이 암초에 3G 이동통신망을 최근 개통했다. 중국 당국은 난사군도 영유권 주장이 불거지자 자국 점령 암초에 3G 이동통신망 설치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화통신
차이나텔레콤은 올 상반기 내로 난사군도 내 중국 수비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7개 섬·암초에 대해 모두 3G 이동통신망을 개통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난사군도 내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섬·암초는 모두 8곳으로 중국군 병력 1000명가량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남단에 있는 하이난성에서 1000㎞나 떨어진 난사군도에 3G 이동통신망을 개통한 것은 영유권 분쟁에 대비한 주권 강화 차원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트남은 올 연초 난사군도를 영토에 포함한 해양법을 발효했고, 필리핀은 지난해 연말부터 난사군도 내 자국 점령 도서 수비 병력을 해병대로 교체하면서, 병력 규모를 2배로 늘린 바 있다.
대만 정부도 3일 "난사군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중화민족의 고유 영토와 수역으로, 다른 국가의 불법 점유와 영토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베트남의 해양법 발효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난사군도는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시사군도(西沙群島)·중사군도(中沙群島)와 달리,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 등 7개국이 분할 점령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난사군도를 구성하는 230여개의 섬과 암초, 사주(砂洲) 중 수면 위로 올라와 있거나 얕게 잠겨 있는 50여 곳에 병력을 파견해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은 섬·암초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28개 섬·암초에 2000명가량의 병력이 배치돼 있다. 중국도 융수암초에 200명을 포함해 1000명가량의 병력을 두고 있고, 필리핀은 7개 도서에 배치 병력이 200명 전후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섬인 타이핑다오(太平島)를 점령하고 있는 대만도 150~200명의 병력이 수비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