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옥호공 병미능해(時玉壺公病未能偕)
달밤에 강릉 임 사군과 죽서루에 걸어서 올라 시운을 뽑아 함께 시를 지었다. 이때 옥호 공이 병이 나서 함께하지 못하였으므로 다음 날 죽서루 아래서 배를 띄워 놀기로 약속하였다〔月夜同江陵任使君步登竹西樓 拈韻共賦 時玉壺公病未能偕 約明日泛舟樓下〕
선구에선 초인의〈이소〉를 읊지 않으리 / 仙區不賦楚人騷
봄날에 그대 만나니 기개가 드높아라 / 春日逢君氣岸豪
모래톱에 눈이 녹자 버들 처음 변화하고 / 沙渚雪消初變柳
해구에 바람 따스하니 파도 아니 거세도다 / 海門風暖不驚濤
삼천대계 죽서루라 빼어난 경치 찾아오니 / 三千大界西樓勝
올해 들어 처음으로 좋은 달이 높이 떴네 / 第一今年好月高
밝은 호수에서 소중한 만남을 약속하였거니 / 珍重明湖佳約在
그림배를 마련하여 관가 술을 싣고 가리 / 畫船料理載官醪
작가: 채제공 역: 양기정